집에서 만드는 짜장면

난과 커리를 만들면서 밀가루 반죽에 재미가 들어 밀가루 반죽으로 만드는 요리를 하나 더 해보기로 했다. 바로 짜장면이다. 짜장떡볶이를 만들려고 춘장을 샀는데 파기름, 춘장, 양파를 볶다보니 이게 짜장소스 아닌가 싶었다. 거기에 밀가루 반죽으로 면만 만들면 그게 짜장면 아닌가! (라고 가볍게 생각한 것을 지금 살짝 후회한다) 그래서 도전해보기로 했다.

짜장소스

짜장소스는 사실 별로 어렵지 않은 것 같다. 짜장분말이 있다면 뭐 말할 것도 없고 춘장만으로도 충분히 맛이 난다. 전분없이 간짜장 느낌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1. 파기름을 만든다. 기름에 파를 넣고 볶으면 파기름이 된다.
  2. 파기름에 춘장 2스푼을 넣고 춘장을 살짝 튀긴다는 느낌으로 볶는다.
  3. 양파 1개(큰 것)와 감자 1개(큰 것), 소고기를 깍둑썰기해서 넣고 볶는다.
  4. 설탕을 2T 넣고 잘 섞으며 볶다보면 짜장소스가 완성된다.

기름으로 튀기고 볶기 때문에 기름이 사방으로 튀는데 그 기름이 춘장과 섞인 검은 기름이다. 이전에 짜장떡볶이를 하면서는 그 검은 기름이 더 많이 튀었기에 이 정도는 잘 견딜 수 있었다.

중국집의 수타면 같은 건 집에서 할 수가 없을 뿐더러 만약 한다고 하더라도 그날의 주방은 포기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칼국수면으로 만들기로 했다.

  1. 밀가루 반죽을 한다. 밀가루3, 물1의 비율로 섞어서 반죽한다. 좀 많이 먹고 싶어서 밀가루 450g을 사용했다.
  2. 밀가루 반죽을 1시간 정도 숙성한다.
  3. 반죽을 밀대로 길쭉하게 펴서 긴 방향으로 얇게 잘라 면을 만든다. 이 때 밀가루를 좀 펴 발라서 면들이 서로 붙지 않도록 한다.
  4. 만들어진 면들을 끓는 물에 5분가량 삶아준다. 시간은 면이 익었는지 확인하면서 조절한다.

과정을 머리속에서 실행해보면 별것도 없다.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서 적당한 두께로 잘라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게 머리속에서 실행한 것처럼 간단하지가 않았다.

난을 만들면서 반죽을 해봐서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다. 물양이 아주 약간 안맞아서 뒤늦게 물을 조금 넣었는데 이미 뭉쳐진 반죽 속으로 그 물이 쉽게 들어가주질 않았다. 물때문에 미끄덩거리는 반죽을 주무르며 망했다를 세번정도 외치다보니 그제야 물이 반죽 안으로 들어가며 적당한 느낌의 반죽이 되었다.

짜장소스를 만들면서 검은기름을 걱정했는데 면을 만들면서 흩뿌려지는 밀가루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밀가루는 심지어 날아다닌다. 좁은 공간에서 밀대로 반죽을 밀다보니 어느새 주방이 하얗게 변했다. ㅠㅠ 울고 싶었다.

밀가루를 450g이 이렇게 많은 양인 줄 몰랐다. 3-4인분의 면이 나와서 그걸 나오는데로 접시에 담다보니 아뿔싸! 면들이 서로 붙기 시작했다. 훨씬 더 넓은 접시에, 혹은 여러 접시에 넓게 펼쳐 놓아야 이런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짜장면 완성

처음이라 많이 고생하면서 만들었지만 어쨌든 결과물은 만족한다. 면이 생각보다 굉장히 쫄깃하고 탱탱했다. 반죽을 정성스레해서 그런지 오래 끓였는데도 불구하고 불지도 않고 식감이 좋았다.

밀가루 날리는 것 때문에 면을 다시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짜장밥은 또 만들어 먹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