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 3일차 아침

베트남 다낭, 호이안으로 여행을 왔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여행을 잘 하지는 않지만 육아에 지친 심신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큰맘먹고 해외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3일차인 오늘 지난 2일을 돌이켜보면 꽤 괜찮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행지 선정

처음 여행 후보는 캐나다였다. 아이와 함께 1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을 견뎌야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기에 조용히 포기했다. 두번째 후보는 괌이었다. 괌은 적당한 비행시간에 약간 비싸긴 했지만 비용도 견딜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문득 다낭이 생각났다. 휴양지이고 먹을 것도 다양한데다 무엇보다 비용이 너무너무 저렴했다. 괌에서 3박 4일을 할 비용으로 10일 이상의 여행이 가능해보였다.

그렇게 TV에서 광고를 어마무시하게 하던 호텔스컴바인에 1도 관심이 없었는데 막상 여행을 하려니 생각나는게 그것뿐이었다. 결국 모든 숙소 예약은 익스페디아에서 하긴 했지만 호텔스컴바인은 정말 큰 도움이 됐다.

여행 1일차

인천공항에서 수속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아이가 있으니까 검색대도 빨리 통과하게 해줘서 2시간 전에 도착했는데 1시간만에 모든 것이 끝났다. 문제는 비행기 탑승에 있었다. 애가 갑자기 바깥구경을 하겠다고 비행기 탑승을 거부했다. ㅠㅠ 집에 가고 싶었다. 내가 이러려고 여행을 가는건가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5시간 정도의 비행시간보다도 이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다낭에 도착하자마자 통신사에서 USIM을 사고 환전을 했다. 이제 호텔로 이동을 해야하는데 픽업서비스가 있는지 확인도 안해보고 왔다. ;; 택시는 그랩을 이용하라는 팁이 생각나서 그랩으로 택시를 불렀다. 잘생긴 베트남 청년의 택시가 왔다. 처음보는 베트남 거리를 보니 한껏 들뜨고 긴장되었다. 호텔에 도착해서 호텔 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기사 청년도 잘 도와줬지만 왠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미터기에 보인 61을 보고 61만동을 꺼내들었다. 기사 청년이 60만동만 받겠다고 한다. 오~ 뭐지? 깍아주는건 들어본 적이 없는데 참 착한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호텔은 생각보다 더 좋았다. 서비스도 너무 친철했고 호텔 시설도 좋고 전망도 좋았다. 배가 고파서 바로 버거브로스라는 버거집으로 향했다. 이번에도 역시 그랩으로 택시를 불렀다. 버거브로스 가는 길에 잠시 본 미케비치도 생각보다 너무 예뻤다. 기대가 된다. 헉! 그런데 버거브로스는 장사를 안하고 있다. 오늘이 쉬는 날인건지 문을 닫은 건지 모르겠다. 포기하고 롯데마트로 갔다. 다낭을 한바퀴 돌아서 그런지 택시 미터기에 100이 찍혀있다. 100만동? 음... 생각해보니 너무 비싸다. 우리나라 돈으로... 헉!!! 5만원??? 말도 안된다. 너무 이상하다. 이렇게 비쌀 수가 없다.

그랬다. 멍청한 우리가 10배를 낸거다. 사람좋아보였던 청년은 정신없는 우리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10배를 받아갔고 두번째 기사도 말도 없이 10배를 받아갔다. 이 모든 사실은 롯데마트 앞에서 호객하던 택시을 타고서야 알게된거다. 그 기사는 우리가 너무 많은 돈을 준다며 미터기에 있는 돈만 받고 나머지는 돌려주었다. 그랩 기사들에 대한 신뢰가 와르르 무너졌다. 다시는 그 앱을 사용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여행 1일차는 이렇게 비행으로 고생하고 택시기사에게 사기당해 힘들고 분해하며 마무리 되었다.

여행 2일차

베트남은 우리나라보다 2시간이 느리다. 해일이가 늘 6시에 일어나서 6시부터 하루를 시작했던 우리는 베트남시간 4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했다. 오토바이로 가득했던 도로는 한적했고 강변에는... 응? 사람들이 가득하다. 나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다낭에서 묵은 호텔은 반다호텔이라는 곳인데 유명한 용다리 바로 옆이다.)

낮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걸어서 도로 건너기를 해서 강변에 도착했다. 강변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긴했지만 둔치가 따로 있지는 않고 펜스 바로 아래에 강물을 흐른다. 그 공원에서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있었다. 음악도 나왔다.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서 이상한 동작을 하고 있었다.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태극권같은 건 아니었다. (검색해봤는데 잘 모르겠다. 에어로빅인가부다.)

용다리 아래를 지나서 북쪽으로 살살 산책을 했다. 길이 잘 정리되있어서 꽤나 괜찮았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엔 골목골목을 지나와봤는데 ㄷㄷㄷ 유모차로 다니기가 너무 힘들었다. 오토바이가 인도를 가득 메우고 있다. 혹시 오토바이들에 치이는 것은 아닐까 엄청 걱정됐다. (나중에서야 익숙해져서 오토바이가 오거나 말거나 잘 다니게 되었지만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웠다.)

호텔로 돌아와서도 아직 조식시간(오전 6시)이 되지 않았다. 룸에서 잠시 쉬다가 조식시간이 되자마자 먹으러 갔다. 조식은 서양인들을 위해서 그런거 같은데 매우 베트남식 서양 스타일이다. 베이컨, 소시지는 빠지지 않고 달걀요리는 직접 만들어주고 만두도 있었다. 쌀국수가 있는 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고 했지만 대체로 비슷하다.

밥을 먹고서 호이안으로 가기 전까지 뭘할까 고민하다가 다낭대성당, 한시장 쪽으로 산책을 나가보기로 했다. 다낭대성당은 분홍색이 신기하긴했지만 역시나 그리 대단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아~ 성당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한시장은 좋다좋다 말을 많이 들어서 기대했는데 뭐...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여기까지 오는 길에 봤던 시장이랑 다른 점이 별로 없다. 관광객에게 호객을 많이 한다는 거 정도? 하지만 여기서 뭣때문인지 옷을 엄청 샀다. (현지인처럼 보이고 싶어서 그랬는데 아무리 이걸 입어도 한눈에 관광객인거 알아보더라 ;;)

콩 카페에도 갔다. 한시장 바로 앞이었다. 카페가 몹시 운치있었다. 코코넛커피 스무디를 먹어봤는데 대박! 코코넛이 이렇게 맛있는거였나 아님 커피가 맛있는건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진한 커피맛에 코코넛의 단맛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기분이 확 좋아졌다. 유명한 곳은 이유가 있구나 생각했다.

호이안으로 이동할때는 택시를 이용했다. 호텔직원들이 택시도 잡아주고 태워주고 인사해주고 너무너무 친절했다. 호이안으로 이동하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럴때 팁을 줘야 했는데 아무것도 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택시비는 아주 쌌다. 공항에서 반다호텔로 갔을때보다 적게 냈다. ㅠㅠ)

다낭은 뭔가 유흥도시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호이안은 완전 휴양지 느낌이 난다. 다낭에서 호이안으로 택시가 이동하면서 점점 그런 느낌이 강해지더니 도착지가 가까워지니 딱! 남쪽 나라 휴양지하면 떠오르는 그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게다가 숙소가 숙소가 너무 좋았다. 그렇게나 넓은 곳은 처음 본 것 같다. 방 안에 무려 계단이 있는데 바닥은 모두 대리석이다. 수영장도 이쁘고 직원들도 친절했다.

낮에는 맑아서 기분좋게 수영도 하고 좋은 날씨가 아까워서 저녁먹으러 올드타운에 갔는데... ;;; 비가 왔다. 정말 많이 왔다. 아주 비싼 우산을 하나 사서 아주 힘겹게 미쓰리 카페에서 저녁을 먹으니 지쳐버렸다. 그저 돌아가서 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올드타운 밤거리가 그렇게 예쁘다는데 어디가 예쁜지 보지도 못하고 돌아오는 셔틀을 탔다.

여행 3일차 아침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건 3일차 아침? 아니 새벽 4시였는데 지금은 어쩌다보니 4일차 저녁이다. 하지만 글 제목을 3일차 아침이라고 썼으니 이쯤에서 이 이야기를 마무리 해야겠다.

베트남에 온지 며칠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굉장히 길게 느껴진다. 새벽 4시에 일정을 시작해서 그런가? 어쨌든 종합적인 느낀 점은 다낭으로 유흥이 아니라 휴양을 위해서 오는 거라면 다낭에서의 시간을 줄이고 호이안으로 오라고 말하고 싶다. 여긴 정말 좋다. 정말 좋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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