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두편

넷플릭스에서 영화 두편을 봤다. 내 취향이라고 추천받은 '밀리언 웨이즈'와 이전부터 기대하던 '아논'이다. 일부러 그렇게 고른건 아닌데 둘다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나온다. '밀리언 웨이즈'에서는 주연은 아닌 것 같고 (여긴 뭐 출연진이 후덜덜하다) '아논'에서는 주연이다.

밀리언 웨이즈

밀리언 웨이즈 (2014)
웨스턴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총 싸움 중에 사랑하는 연인을 지키지는 못할망정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쳐 버린 겁쟁이 양치기 총각 알버트. 그 사건 이후 하루아침에 미모의 여친에게 뻥 차인 알버트는 매혹적이면서도 터프한 여장부 애나로부터 웨스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필살기 ‘총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우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시작된 둘의 관계가 묘한 분위기 속에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던 중, 으리으리한(?) 물건으로 유명한 ‘희대의 무법자’이자 애나 남편이 등장하게 되면서 순탄치 않은 앞길을 예고 하는데... 과연, 알버트는 정글보다 무섭다는 웨스턴에서 살아남아 진짜 사나이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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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 웨이즈는 남자 주인공은 누군지 모르겠고 샤를리즈 테론과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출연했다. 그리고 리암니슨도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조금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다. 완전 옛날 서부영화 느낌의 오프닝을 보고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강한 코미디의 느낌이 왔다.

예상대로 약간 더러운 B급 코미디가 쏟아졌다.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처음부터 주인공 여자친구로 나오길래 착한 여친역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이쁘기만한 배신자, 그러니까 약간의 악역 역할이었다. 진짜 여주인공은 의외로 샤를리즈 테론이었다. 요즘엔 샤를리즈 테론은 연애하는 여주역은 잘 안하던데 이번엔 그런 역이다.

감독이 연줄이 많은지 까메오로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마구마구 나온다. 일단 리암니슨이 악역 대장으로 나오고 갑자기 라이언 레이놀즈가 나오지 않나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여기저기 많이 나왔다고들 한다.

내용은 뭐 평범한 양치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찾다가 어찌어찌 악당을 무찌르고 악당의 여자와 사랑한다는 아주 유치하고 단조로운 내용이다. 그렇게 아주 재미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쓰레기는 아니다. 적당히 볼만했고 적당히 웃겼고 적당히 더럽고 야했다.

아논

아논 (2018)
범죄가 사라지는 대신 사생활,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 풀리지 않는 살인사건에 매달리던 형사가 사회 시스템을 위협하는 여성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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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인 아논은 ANON이고 이것은 Anonymouse의 약자로 해커의 채팅 대화명이다. 모든 시야가 중앙컴퓨터에 연결되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데이터화되는 세상에서 자신의 정보를 숨기고 타인의 정보를 조작하는 해커, 그리고 그들을 잡으려고 하는 경찰. 이것이 영화의 커다란 줄기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해커 역이다.

마치 구글 글래스를 쓴 듯 모든 정보를 보여주고 저장된 정보를 즉시 플레이하는데 아주 신선하고 신기했다. 진짜 눈을 저런식으로 사용하게 되진 않겠지만 안경이나 폰으로 그런 일을 하게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같긴하다.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던 것은 시크한 모습의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나온다는 것이다. 검은 옷, 무표정한 얼굴, 숏컷. '밀리언 웨이즈'에서 그저 이쁘지만 아무 매력없는 모습만 나왔다면 '아논'에서는 시크한 매력이 뿜뿜이다.

약간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해커들은 거의 전지전능한 수준인데 경찰이 이런 해킹에 너무 무력하다. 그나마 데려온 전문가라는 사람도 전문가로 위장한 해커였다. 그리고 경찰은 이런 해킹당한 시스템을 유지하려고 애쓰기만 한다. 해킹을 방어도 못하고 해커를 잡을 방법도 모르면서 그런다. 요런 부분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두 영화 모두 추천하지는 않는다. '아논'은 그나마 조금 추천할만하지만 딱히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나처럼 아만다 사이프리드 보는 재미로 보려면 뭐 보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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